책 <역행자> - 자청 감상 후기

파쿠파쿠 2023. 6. 2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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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공략집은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지만, 인생의 공략집은 바로 책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이고 시기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 <데미안>의 구절이 있다.

이미 전 포스팅에도 소개했을지도 모른다.(확실히 기억이 안 난다.)

 

"그러나 이제 별을 쳐다보거나 책을 들여다보며 찾지 않는다. 나는 내 피가 몸속에서 소리 내는 가르침을 듣기 시작하고 있다. 내 이야기는 유쾌하지 않다. 꾸며낸 이야기들처럼 달콤하거나 조화롭지 않다. 무의미와 혼란, 착란과 꿈의 맛이 난다. 이제 더는 자신을 기만하지 않겠다는 모든 사람들의 삶처럼."

 

이제 책을 들여다보며 찾지 않는 이유는 나의 문제는 세상이 아니라 내 속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큰 고통이 생길 때에도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그 상황을 어떻게든 다음 성장을 위한 재료로 삼으려고 애썼다.

애썼다.

얼마나 애를 썼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기.

자기연민이란 무엇인가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아주 조금의 자기방어를 위한 자기연민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큰 고통이 생기면... 힘들지 않은가?

그래도 큰 고통이 고통일 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간을 되돌아보면 어느새 나의 자양분과 밑거름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괜히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되면, 나는 먼저 '자의식 해체'라는 단어를 기계적으로 떠올린다. 그리고 이 언짢은 감정은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어떤 열등감이 자극됐는지 생각한다. 이런 '탐색'이 자의식 해체의 1단계다. 

너무 잘 아는 기분이다. 그리고 들킨 기분이다.

예로 부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취준생 기간이 길었던 나는 멀리 건너건너 아는 누군가가 잘됐다는 소문만 들어도 속이 찌르르했다.

명백한 열등감.

한참동안 나는 이 찌르듯 고통스러운 감정을 모른척 했다.

모른척 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 내가 못난 감정을 품고 있구나. 부정하려해도 어쩔 수 없구나. 하고 인정했을 때 비로소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이게 역행자에서 말하는 자의식 해체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1단계 장에서 굉장히 오래 머물러 읽었다.

왜냐하면 스스로 이 부분에 약하고 회피하는 성향이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시포스와 같은 평생의 과제가 있어도, 반복적으로 행복을 느끼며 인생의 자유를 얻는다면 인생의 역행자가 될 수 있다.

한때 인생이 굴레라고 생각했다. 시시포스의 산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끝내고 싶다고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문장을 보고 많이 반성했다.

바위가 굴러 떨어질 때 절망을 느끼지 않고 반복적으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글로 다 표현하기 힘들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문장이다.

 

 

 

나는 순리자일까? 그러면 역행자가 될 수 있을까?

사실 책을 읽기도 전에 답은 나와있었다.

나는 역행자도 아니고 순리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어도 역행자가 되고 싶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로 다 읽은 감상도 그랬다.

나도 생각이 바뀌지 않는 사람이 되는 걸까?

 

개인적으로 내 자유는 돈과는 별로 상관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뭐가 맞을까?

그런데 뭐가 맞을 지 고민이 하고 싶지 않다.

그냥 살고 싶다.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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